책상 정리하고 30분 공부 루틴을 다시 잡아본 날
요즘 공부가 안 되는 이유를 계속 시간 탓으로 돌렸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상 앞에 앉아보면 시간보다 먼저 막히는 게 있었다. 책상 위에 놓인 영수증, 충전 케이블, 읽다 만 책, 어제 마시다 남긴 컵 같은 것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눈이 너무 바빴다. 그래서 오늘은 대단한 계획표를 만들기보다, 책상부터 비우고 30분만 앉아보는 쪽으로 정했다.
공부 루틴을 다시 만들 때는 의욕보다 시작 자리가 먼저인 것 같다.
책상 위에서 먼저 뺀 것들
뺀 것이유
| 영수증과 포장지 | 별것 아닌데 자꾸 눈에 걸렸다. |
| 안 쓰는 케이블 | 필요한 충전기 하나만 남겨도 충분했다. |
| 읽다 만 책 여러 권 | 오늘 볼 책 한 권만 남기니 시작이 쉬웠다. |
| 작은 장식품 | 예쁘지만 집중할 때는 시선이 자주 갔다. |
| 물건 보관함 | 책상 위가 아니라 서랍 안에 두는 편이 나았다. |
처음에는 정리를 크게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책상 위 물건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꽤 달라졌다. 정리의 목표를 "깔끔한 방"으로 잡으면 일이 커진다. 대신 "지금 30분 공부할 자리"로 잡으면 훨씬 가볍다.
30분 공부 루틴으로 줄여본 이유
예전에는 공부 계획을 세울 때 두세 시간 단위로 잡았다. 문제는 그 시간이 비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하루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오늘은 이미 늦었다"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30분만 보기로 했다. 30분은 짧아서 조금 우습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시작하기에는 현실적이다. 특히 퇴근 후나 주말 오전처럼 마음이 덜 깨어 있는 시간에는 30분이 오히려 좋았다.
내가 오늘 해본 순서는 이랬다.
- 책상 위에 오늘 볼 자료 하나만 둔다.
- 휴대폰은 충전기에 꽂고 화면을 뒤집어둔다.
-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춘다.
- 처음 5분은 어제 어디까지 했는지만 읽는다.
- 남은 시간에는 새 내용을 많이 보려 하지 않고, 표시한 부분만 정리한다.
이렇게 하니 "공부해야지"라는 말보다 "이 페이지만 보자"가 먼저 떠올랐다. 나에게는 이 차이가 꽤 크다.
오늘 남긴 공부 메모
공부를 오래 한 날보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 날의 메모가 더 소중할 때가 있다. 오늘 적은 것은 거창하지 않았다.
- 책상 위 물건은 적을수록 시작이 빠르다.
- 공부 시간은 길게 잡을수록 자주 미뤄진다.
- 첫 5분은 새 내용보다 복습에 쓰는 편이 덜 부담스럽다.
- 타이머는 압박보다 끝나는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로 쓰면 좋다.
- 끝난 뒤에는 다음에 볼 페이지를 접어두면 다시 앉기 쉽다.
특히 마지막이 좋았다. 공부를 끝낼 때 책을 그냥 덮으면 다음 시작점이 흐려진다. 반대로 다음에 볼 페이지를 살짝 표시해두면, 내일의 내가 덜 헤맨다.
완벽한 계획보다 다시 앉는 쪽
공부 루틴을 검색하면 멋진 방법이 많다. 새벽 기상, 긴 시간표, 과목별 플래너, 주간 목표표 같은 것들. 그런데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계획이 오히려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사람이 되는 쪽. 그 정도면 시작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다음에는 30분 공부를 세 번 이어 붙일 수 있는지 보려고 한다. 한 번에 90분을 버티는 게 아니라, 30분짜리 자리를 세 번 만드는 방식으로. 지금은 그쪽이 나한테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